미국 탄핵 절차 및 탄핵 소추된 역대 대통령

미국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포함한 연방정부의 모든 선출직 공무원(상원과 하원의원 포함) 및 연방판사에 대해 탄핵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탄핵소추되었던 제42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제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 미국의 탄핵 절차

 

연방정부 선출직 공무원 및 연방판사를 대상으로 한 탄핵안은 하원에 제출돼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됩니다. 가결 시 한국과 달리 탄핵을 당한 사람의 권한은 정지되지 않습니다.

 

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에 대한 법리심사를 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하원에서 의결된 탄핵안을 상원에서 심판해 탄핵안 확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상원의 3분의 2가 탄핵에 찬성하면 탄핵된 공무원 및 법관은 즉시 파면됩니다.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남은 임기는 부통령이 맡고 부통령이 공석이거나 함께 파면됐을 때는 하원의장 등 승계 순서에 따라 승계해 남은 임기 동안 재임합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탄핵절차는 하원 의회에서, 탄핵심판은 상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의 탄핵절차는 하원 단계부터 증거심사 등 준사법적 절차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정·부통령 탄핵 절차는 사실상 상원에서 연방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재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하원의원은 검사, 상원의원은 배심원을 맡아 마지막 표결을 하게 됩니다.

미국은 상원 의장직은 부통령이 겸임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부통령 본인에 대한 탄핵심판을 제외한 모든 탄핵심판에서 부통령이 재판장을 맡는 구조입니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재판의 중립성을 위해 상원 의장이 아닌 연방대법원장이 탄핵심판 재판장을 맡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대통령과 부통령이 현직일 때만 해당되며, 전직일 때 누가 재판장되는지는 규정이 없습니다. 

연방처럼 각 주에서도 주지사 이하 모든 공무원과 주법원 판사에 대한 탄핵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탄핵안 상정 및 표결 심사는 대부분의 주에서 연방정부와 마찬가지로 주 하원이 항소하고 주 상원이 재판을 맡지만 몇 가지 예외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알래스카에서는 주 상원이 소추하고 주 하원이 심판하며, 미주리는 주 하원이 소추하지만 재판은 주 대법원(단, 주지사에 한해 주 상원이 임명한 판사 7명이 재판)이 하며, 50개 중 유일하게 단원제 의회를 갖고 있는 네브래스카 주에서는 주의회가 소추하면 주 대법원이 심판, 뉴욕주는 주 하원이 소추하면 주 상원의원과 주 최고법원의 역할을 하는 항소법원 판사들로 구성된 탄핵심판법원에서 심판합니다. 

2. 탄핵 소추된 역대 미국 대통령

 

지금까지 미국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은 없으며, 소추된 대통령은 17대 앤드루 존슨, 42대 빌 클린턴, 45대 도널드 트럼프인데 모두 상원에서 부결됐습니다. 37대 닉슨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에 사임했습니다. 연방 법원 판사가 탄핵된 사례가 몇 건 있습니다.

미국이 탄핵에 신중한 이유는 사법부 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한국과 달리 같은 입법부 소속 정치기관인 상원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선례를 만들면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여론이 닉슨이 갖가지 이유로 욕을 먹고 수감생활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는 것인데 닉슨의 사임은 의외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입법부와 헌법재판소가 각각 소추와 재판을 맡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입법부인 상·하원이 사법절차처럼 소추와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법리절차와는 거리가 멀고 닉슨이 실제로 탄핵선고까지 당했다면, 본인이 사임할 때 밝혔듯이 정치적 요인에 의한 탄핵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한 번 선례를 만들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과 상원이 민주당 대통령에 대한 불만으로 약점이 잡히는 순간 대통령부터 국무장관까지 탄핵될 수 있고 이는 입법부의 힘이 행정부를 압도해 삼권분립이 무너지는 일수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45대 대통령 연루 정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2019년 12월까지 '수사와 법리 분석이 끝날 때까지 탄핵 문제는 논의에서 제외된다'는 레퍼토리를 유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2019년 9월 24일 백악관 내부자 고발로 불거진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 탄핵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019년 12월 19일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020년 2월 5일, 상원이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미국 연방 역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은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2021년 1월 6일 트럼프가 선동한 시위대의 의사당 무단 점거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민주당은 다시 탄핵을 준비했고 같은 달 11일에 이를 상정했습니다. 이번 탄핵은 공화당 내에서도 동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두 차례 탄핵을 받은 것도 미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탄핵안 제출일을 기준으로 대통령 임기가 9일 남은 상황에서 탄핵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안은 1월 13일 하원에서 찬성 232표, 반대 197표로 가결되었습니다. 여기엔 공화당 의원 10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취임하기 20일 전에 상원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의 긴급회의 개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 아무래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취임한 뒤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향후 트럼프의 공직선거권을 영구 박탈하는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었습니다.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시위대가 무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방위군은 국회의사당 주변에 무장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퇴임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이 취임한 이후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상원 탄핵심판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월 26일 트럼프 탄핵안이 상원에 제출됐습니다. 발송 다음 날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다음 날인 2월 8일에 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첫 한국계 여성인 미셸 박 스틸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탄핵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현직 대통령은 탄핵할 수 있지만 퇴임 대통령은 탄핵할 수 없다는 게 미국 헌법학자들의 설명입니다. " 참고로 그는 하원의 트럼프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상원은 27일 퇴임 대통령의 탄핵이 헌법상 가능한지 표결에 부쳐진 결과 55명의 의원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탄핵 절차를 밟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2월 14일 상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찬성 57표, 반대 43표로 10표 차이로 부결됐습니다.  결국 트럼프는 피선거권을 잃지 않는 것을 바탕으로 2024년 대선에서 다시 대통령이 됩니다.